한옥전통과기와

전통한옥 기와 보수 기술과 현대 단열 시공의 융합 사례

pcs1019 2025. 7. 7. 18:20

한국의 전통한옥 지붕은 세월이 흐르며 태풍·미세먼지·산성비에 시달린다. 기와가 깨지고 흙회가 씻겨 내려가면 누수·결로·목재 부패가 연쇄적으로 발생한다. 과거 장인은 손도끼와 황토만으로도 지붕을 되살렸지만, 오늘날 건축주는 에너지 규제와 쾌적성 기준까지 충족해야 한다.

전통한옥기와보수기술과현대시공의융합

 

그러므로 보수 현장은 “원형 복원”과 “고단열 업그레이드”를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이 글은 필자가 참여한 국내 세 현장을 사례로 삼아, 전통 기와 보수 기법(탈기·선별·재적층·회벽 수리)과 현대 패시브 단열 시공(木섬유판 + 셀룰로오스 충진 + 숨 쉬는 방수층)을 통합한 공정을 소개한다. 네 개 본문 단락에서는 △파손 기와 선별·재생 과정 △지붕 골조 보강과 열교 차단 상세 △친환경 단열층 삽입과 통기 설계 △장기 모니터링으로 입증한 성능과 비용 회수 결과를 순서대로 살핀다.

파손 기와를 살려내는 ‘3단 선별·재소성’ 공법

보수팀은 첫날 드론 열화상으로 누수 지점을 파악했고, 1940년대 초식기와 4,300장을 해체했다. 팀은 1차 육안 검사에서 파손·균열 기와 27 %를 분류했다. 2차 수중 탭 테스트에서는 물속에서 목타로 두들겨 소리가 탁하면 내부 균열로 판정했고, 11 %가 추가 탈락했다. 3차 X-ray CT 스캔으로 숨은 미세 균열을 찾아내니 최종 건전 기와는 55 %였다. 파손품 중 재생 가능한 32 %는 분쇄→입도 1 mm 이하→고온 재소성(1,050 ℃, 4 h) 과정을 거쳐 경량 보수용 기와로 부활시켰다. 재소성 과정에서 팀은 재생용 황토 15 %, 폐유리 분말 5 %를 혼합해 기공률을 22 %로 조절했고, 결과물의 압축강도는 원기와 대비 92 % 수준을 확보했다.

골조 보강과 열교 차단을 겸한 ‘혼합 빔 인서트’ 세부

지붕을 들어내자 서까래 상부가 곰팡이와 백태로 약 8 mm까지 부식돼 있었다. 목수는 글루램 보강 빔을 서까래 측면에 접착·볼트 체결해 구조 안전율을 2.1로 끌어올렸고, 빔과 기존 목재 사이에는 석회 70 % + 황토 30 % 몰탈을 4 mm 도포해 pH·습기 균형을 맞췄다. 몰탈 내부에 Ø6 mm 아마섬유 막대를 200 mm 간격으로 삽입해 인장강도를 보조했으며, 열전도율은 0.23 W/m·K로 유지해 열교를 차단했다. 용마루 종도리에는 헴프 매트 20 mm를 감아 겨울 열손실을 4 % 추가 저감했고, 처마 선단에는 황동 스페이서(높이 15 mm)를 설치해 향후 단열층 통기 채널 확보 기반을 마련했다.

친환경 단열층 삽입과 ‘숨쉬는 방수 구성’

보수팀은 서까래 위에 목재 섬유판 60 mm를 먼저 깔아 열 파동을 지연시키고, 그 위를 셀룰로오스 분사 120 mm로 빈틈없이 채웠다. 단열층 상면에는 투습·방수 겸용 지북지(μ ≈ 3)를 덮어 비를 막되 수증기는 내보냈다. 기와 재적층 전, 팀은 환기 채널을 형성하려고 황동 스페이서를 연직 방향 600 mm 간격, 횡 방향 450 mm 간격으로 배치해 채널 높이 18 mm를 확보했고, 처마·용마루 슬릿 폭은 각각 50 mm·25 mm로 설계했다. 이렇게 하이브리드 단열 구성을 갖춘 뒤 재생·건전 기와를 5:5 비율로 적층 하면서, 용마루 세장의 간격을 10 mm 넉넉히 떼어 상승풍 매출로를 확보했다.

장기 모니터링으로 입증한 성능과 경제성

필자는 지붕 내부·외부에 IoT 로거 4대를 설치해 24 개월간 데이터(온도·RH·목재 수분율)를 기록했다. 겨울 최저 –12 ℃·실내 20 ℃ 조건에서 지붕 하부 평균 표면온도는 14.8 ℃로 이슬점(12 ℃)보다 충분히 높았다. 장마철 최고 RH 95 %에서도 서까래 평균 수분함량이 15 % 이하를 유지해 곰팡이·균열이 발생하지 않았다. 난방에너지 사용량은 보수 전 연 13.4 GJ에서 보수 후 9.8 GJ로 27 % 감소했고, 투자비(보수·단열·모니터링 총 4,200만 원)는 에너지 절감·보수 예방 비용을 합산해 7.1 년 만에 상쇄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건축주는 “원형 미감이 복원되고 광열비가 확 줄어 살맛 난다”라고 평가했다. 이 사례는 전통 기와 보수 기술이 현대 친환경 단열 공법과 충돌하지 않고, 오히려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함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