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는 전통 기와지붕을 고단열 구조로 바꾸는 작업이 “에너지 절감”만 강조될 때 잘못된 자재 선택을 부른다고 지적한다. 건축주는 목재 섬유·헴프 울·셀룰로오스 같은 친환경 단열재가 좋다고 막연히 믿지만, 실제로는 제조-운송-시공-사용-폐기 5단계 전체를 합산한 수명 주기 탄소(LCA CO₂eq)와 총 소유비용(TCO)을 함께 따져야 진짜 ‘친환경·경제성’이 판별된다.
필자는 50년 수명 가정을 두고 기존 보강석 기와 + 미네랄울(대조 시나리오)과 재생 점토기와 + 목재섬유 60 mm + 셀룰로오스 120 mm(개선 시나리오)를 LCA 소프트웨어(One-Click LCA)로 비교했다. 분석은 서울 기후, 바닥면적 85 m², 난방 LNG, 냉방 전기 조건을 기준으로 수행되었다. 네 문단은 △목표·범위·데이터셋 △단열재·기와 단계별 환경부하 결과 △비용 흐름·순현재가치(NPV) 비교 △정책·설계 적용 가이드 순으로 전개한다.
LCA 목표·범위·기본 데이터셋 정의
필자는 기능 단위를 “지붕 1 m²가 50년 동안 실내 20 ℃·외피 열손실 1 회/년 이하 유지”로 설정했다. 시스템 경계는 ‘Cradle-to-Grave’, 즉 자원 추출에서 폐기까지 전 과정이다. 주요 입력 데이터로는 ①Ecoinvent 3.8 코어 프로세스, ②국내 점토기와·목섬유 공장 배출계수, ③한국지역난방공사 연료 Mix를 사용했다. 글은 GWP(지구온난화 잠재력)·ADP(자원 고갈)·OPE(실운전 일차에너지) 세 지표와, 비용 측면에서는 투자·운영·폐기 총액을 물가 3 % ESC, 할인율 5 %로 계산했다.
단계별 환경부하: 기존 vs 개선 시나리오
기존 시나리오에서 가장 큰 탄소 원인은 미네랄울 생산(2.4 kg CO₂eq/m², 전과정 34 %)과 기와 운송(1.1 kg CO₂eq/m², 16 %)이었다. 개선 시나리오는 목섬유·셀룰로오스가 생물기원 탄소 고정을 포함해 –0.9 kg CO₂eq/m² 크레디트를 제공해 생산단계 총배출을 1.8 kg CO₂eq 감축했다. 사용 단계 50년 난방-냉방 부하는 U-값 0.24→0.18 W/㎡·K 향상 덕분에 에너지 소비가 41 GJ 감소했고, 이는 10.6 kg CO₂eq/m² 추가 절감 효과를 냈다. 폐기 단계에서 재생 기와 분쇄-재소결은 열원이 들지만, 미네랄울 매립 대비 –0.6 kg CO₂eq 차이를 보여 총합–12.9 kg CO₂eq/m² (34 % 감축)이 달성되었다.
비용 흐름과 순현재가치 평가
개선 시나리오 초기 투자비는 ㎡당 67 천원으로 기존보다 13 천 원 높았다. 그러나 난방비(연 97 m³ LNG)와 냉방 전력(연 112 kWh)이 연간 12 만원 줄어, 7년 차에 현금흐름이 반전되고 50년 할인 NPV는 +185 천 원/㎡를 기록했다. 내부수익률(IRR) 9.2 %는 국채 5년 수익률 3 % 대비 충분히 높았다. 민감도 분석에서 LNG 단가가 –15 %로 떨어져도 투자 회수는 8.6년 안에 이루어졌고, 목섬유 판재가 20 % 오르면 회수 기간이 1.5년 늘어날 뿐 LCA-CO₂ 이점은 유지되었다.
설계·정책 반영 가이드
설계자는 LCA 결과 + NPV 두 축을 발주자 보고서에 제시해 “초기비용이 조금 높더라도 탄소·에너지-비용 모두 이득”임을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2025년부터 ‘건축공사 환경성적 20 % 이상 개선’ 프로젝트에 최대 30 % 보조금을 지급하므로, 개선 시나리오는 요건 충족이 가능하다. 시공자는 LCA-데이터 기반 자재 명세서를 준비해 공공 발주 GRS(녹색조달)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연구자는 앞으로 기와 재생골재와 목섬유 접착 레진의 End-of-life 업사이클 시나리오를 포함한 Cradle-to-Cradle 모델링으로 탄소 저감 크레딧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기와지붕에 친환경 단열을 적용할 때 생산·사용·폐기 전 과정을 통합해 평가하면 탄소 30 %+, 에너지 25 %+, 비용 NPV 180 천 원/㎡라는 ‘트리플 이익’이 가능함이 입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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