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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 경제

치매 노인 노리는 검은 손… 가족과 간병인의 경제적 학대, 4년 새 186%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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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노인 노리는 검은 손… 가족과 간병인의 경제적 학대, 4년 새 186% 급증

치매를 앓는 노인들의 지갑이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습니다. 가족과 간병인, 심지어 이웃까지 — 가까운 사람들이 노인의 자산을 노리는 ‘경제적 학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치매 노인을 대상으로 한 경제적 학대 건수가 186%나 증가했습니다. 이제는 단순한 사회 문제가 아니라, 초고령 사회의 심각한 재정·윤리적 위기로 번지고 있습니다.

간병인의 돌봄이 아닌 ‘착취’로 변할 때

치매를 앓고 있는 80대 A 씨는 간병인에게 모든 걸 의지했습니다. 처음엔 친절했고, 가족보다 자주 곁을 지켰습니다. 그러나 그 친밀감은 결국 A 씨의 재산을 노린 덫이었습니다. 간병인은 매달 들어오는 월세 수익을 자신의 계좌로 송금받았고, 현금 인출 내역은 수천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문제는 가족이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조차 A씨가 “내가 원해서 준 건데 왜 그러느냐”라고 반응했다는 점입니다. 이처럼 치매 환자들은 자신이 학대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가해자를 감싸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심리적 종속’이라 부릅니다. 치매로 인해 인지 기능이 약해지면 판단력이 떨어지고, 정서적으로 가까운 사람에게 의존하게 됩니다. 그 틈을 타 간병인이나 가족이 재산을 빼돌리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가족이 가해자인 경우가 64.1%

놀랍게도, 경제적 학대의 절반 이상은 가족에 의해 발생합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치매 노인 대상 경제적 학대 행위자의 64.1%가 아들이나 딸 등 친족이었습니다.

그들은 부모의 판단력이 흐려졌다는 점을 이용해 카드 한도를 늘리고, 통장을 옮기며, 부동산을 임의로 매도하기도 합니다. 법적 절차 없이도 부모의 동의 서명만 있으면 은행 업무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치매 진단을 받은 뒤에도 금융자산이 바로 동결되지 않는 제도적 공백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치매 초기 환자나 경도인지장애(MCI) 환자들은 자신의 자산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합니다.

금융사기와 보이스피싱까지… 노인 지갑 노리는 ‘검은 손’

최근 몇 년 사이, 보이스피싱 피해자 중 60대 이상 비중이 30%를 돌파했습니다. 2020년 16%에서 2025년 30.6%로 늘어난 수치입니다. 이는 단순한 사기 문제가 아니라, 치매 노인들이 ‘사회적 취약계층’으로 노출되고 있다는 경고입니다.

치매 환자들은 숫자와 용어를 이해하는 능력이 저하되어 은행 직원이나 가족이 아닌 누군가가 전화를 걸어도 쉽게 속습니다. “자녀가 사고를 당했다”, “보험금이 필요하다”는 말에 순식간에 계좌를 이체합니다.

이러한 보이스피싱 피해는 한 번 발생하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금융당국이 계좌를 동결해도, 이미 인출된 현금은 추적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 피해는 결국 가족과 사회로 돌아옵니다.

‘치매 머니 172조’… 제도적 장치 부재의 위험

우리나라 치매 환자의 자산 규모는 약 172조 원으로 추산됩니다. 그러나 이 막대한 돈을 지킬 제도적 보호망은 여전히 취약합니다.

서울대 홍석철 교수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지금, 후견인 제도와 신탁 제도의 활성화가 절실하다”라고 강조합니다. 일부 은행에서는 ‘치매안심금융센터’를 운영하며 의심 거래를 차단하거나, 가족 대신 신탁 관리인을 지정하는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고령층은 이런 제도를 모르거나, 가족 간의 감정 문제로 신청을 꺼립니다. 결국 제도가 있어도, ‘신뢰의 부재’가 가장 큰 장벽으로 작용합니다.

치매 노인을 위한 금융 안전장치, 이렇게 마련하자

  • 후견인 제도 활용 – 치매 진단을 받았다면 법원에 후견인 선임을 청구해 가족 간 자산 분쟁이나 무단 인출을 막을 수 있습니다.
  • 치매안심금융센터 등록 – 주요 은행의 센터를 통해 금융거래를 보호하고, 치매 환자의 의심 거래를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습니다.
  • 정기적인 계좌 점검 – 치매 초기에는 가족이 공동으로 계좌를 관리하며, 주기적으로 이체 내역을 확인해야 합니다.
  •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 참여 – 금융감독원 및 지자체 교육을 통해 부모님이 사기 전화에 노출되지 않도록 인식 개선이 필요합니다.
  • 신탁 제도 도입 검토 – 자산을 신탁으로 맡기면 본인의 의사 판단이 어려워져도 금융기관이 대신 안전하게 자산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치매 노인 노리는 검은 손… 가족과 간병인의 경제적 학대, 4년 새 186% 급증

치매는 기억의 질병이 아니라, 돈의 질병이기도 하다

치매는 단지 기억력을 잃는 병이 아닙니다. 그 기억 속에는 ‘노력의 흔적’이자 ‘삶의 자산’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치매를 이용해 평생 모은 돈을 빼돌리는 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치매 노인의 돈을 노리는 검은손이 더 이상 활개 치지 않도록 가족의 관심, 금융기관의 감시, 정부의 제도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언젠가 맞이할 수 있는 노년의 미래를 위해, 이 문제를 단순한 ‘뉴스 사건’이 아닌 우리의 문제로 받아들여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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