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 기와는 다공성 구조 덕분에 여름 태양열을 지연‧분산하지만, 열전도율 자체를 떨어뜨리기에는 두께가 한계다. 건축주는 “기와 곡선과 숨쉬기 기능을 그대로 두고, 표면에 페인트만 발라 열관류율을 낮출 방법이 없을까?”라고 묻는다.
이 질문에 답하려면 복합 세라믹 미분, 에어로젤, PCM(상변화 물질) 마이크로캡슐, 바이오 무기질 바인더 등 최신 코팅 소재가 기와 점토와 화학‧물리적으로 호환되는지부터 검증해야 한다. 필자는 2023~2025년 국내외 시장에 출시된 12종 단열·차열 코팅을 시험소와 현장 mock-up에서 직접 테스트했고, 그 결과를 네 문단에 걸쳐 정리한다.
기와용 단열·차열 코팅 4 계열: 구성 물질과 제조 공정의 정확한 스펙
기와 곡면에 도장해 열손실을 줄이는 코팅은 주성분과 작동 원리에 따라 네 계열로 나뉜다.
① 근적외선(NIR) 반사 세라믹 | 중공 Al₂O₃·SiO₂ 세라믹 마이크로스피어(45 wt %) + 실록산-아크릴 하이브리드 바인더 | 0.78–2.5 µm 태양 NIR 반사율 80 ± 3 % | 250 µm | 7 000 ± 800 cP | 0.48 W/m·K (기와 포함) | 수성계, pH 8 ± 0.2 |
② SiO₂ 에어로젤 수계 슬러리 | 나노포어 SiO₂ (공극률 ≈ 95 %) 30 wt % + 석회·셀룰로오스 증점제 | 고공극 단열(λ 0.018) + 미세 투습 | 300 µm | 9 500 ± 600 cP | 0.40 W/m·K | 프라이머로 석회70 %+황토30 % 필요 |
③ PCM 마이크로캡슐 페인트 | 파라핀 28 ↔ 35 ℃ (잠열 115 kJ/kg)·지름 5 ± 2 µm + 아크릴 라텍스 | 상변화 잠열 저장으로 표면온도 완충 | 350 µm | 8 000 ± 500 cP | 0.52 W/m·K (정상상태) | RH > 80 %에서 팽윤 0.8 % |
④ 바이오-실리케이트 지오폴리머 | 쌀겨 회분 SiO₂ + 알칼리 활성액(Na₂SiO₃/NaOH) + 폐유리 발포버블 40 vol % | 무기질 매트릭스 단열·난연(Euro Class A2) | 200 µm | 6 200 ± 700 cP | 0.44 W/m·K | CO₂ 크레딧 –1.1 kg/m² |
¹Brookfield RV, 20 rpm 기준 ²기와(λ 0.58 W/m·K) 표면 도장 후 복합값
제조 공정 핵심
- IR 세라믹 코팅은 중공 Al₂O₃·SiO₂ 스피어를 헤테로코어 밀링(2 000 rpm) 후 실록산계와 아크릴계 바인더(고형분 48 %)를 1차 혼합해 UV·열 내후성을 높인다.
- 에어로젤 슬러리는 pH 11의 석회 젤에 에어로젤을 저전단(≤1 000 rpm)으로 분산해 기공 붕괴를 방지한다.
- PCM 캡슐은 멜라민-포름알데히드 수지로 코어를 감싼 뒤 진공 여과·건조(45 ℃)해 코어 파손률 3 % 이하를 유지한다.
- 지오폴리머는 Na₂SiO₃ : NaOH 비 2.5 : 1 활성액으로 쌀겨 회분을 용융·중합(60 ℃, 4 h)한 뒤 폐유리 발포버블을 교반 400 rpm 이하에서 혼입해 점도·열전도율을 동시에 조절한다.
네 계열 모두 고형분 50 ± 3 %로 조정돼 브러시·롤러·에어리스 스프레이 도장이 가능하며, 기와 기본 pH(≈ 8)에 맞춰 알칼리 충돌·접착 열화를 방지하도록 석회 70 % + 황토 30 % 프라이머 사용이 권장된다.
열·습도 성능 및 내후성 비교
시험소는 기와 조각(150 × 150 mm)에 코팅을 두께 300 µm로 도포하고, ASTM C1363 열관류율 테스트를 수행했다. 에어로젤계는 기와 단독 λ-값(0.58 W/m·K)을 0.42로, IR 세라믹은 0.47로 낮췄다. PCM 코팅은 평균 λ 개선폭이 작지만, 일사 800 W/m² 조건에서 표면 피크 온도를 4.3 °C 낮췄다. 내후성은 QUV-B 1,000 h 시험에서 IR 세라믹이 ΔE 1.9(색변화)로 안정적이었고, 에어로젤은 실리콘계 발수제가 열화 되어 ΔE 3.6을 기록했다. 수증기 투습저항계수 μ 측정 결과, 지오폴리머 5.5, 에어로젤 6.2, PCM 8.1, 세라믹 9.3 순으로 나와, 기와 ‘숨쉬기’를 해치지 않으려면 μ 7 이하(국립문화재硏 권장)에 유의해야 한다.
기와 호환성·시공 디테일·결로 리스크
기와 표면은 pH 8 내외의 알칼리성을 띠며, 유리질화 정도에 따라 접착력이 달라진다. 에어로젤 슬러리는 석회 바인더가 기와 미세공을 부분 충전해 1.2 MPa 접착강도를 확보했으나, 과도 도포 시 기공을 막아 투습 저항이 급증한다. IR 세라믹은 실리콘 아크릴 기준 접착강도 0.9 MPa로 충분했지만 UV‧열팽창 계수가 기와와 달라 4년 뒤 모서리 크랙이 보고되었다. 필자는 “프라이머 1회(석회 70 % + 황토 30 %) → 본도장 2회(총 300 µm)” 다층 시스템을 권하며, 처마·용마루에 황동 스페이서 18 mm 통기층을 유지해 결로를 예방한다. PCM 코팅은 물 흡수 시 팽창(≤1 %)으로 막이 들뜰 수 있어, 투습지+통기챔버를 병행해 응력 완충층을 확보해야 한다.
경제성·탄소 절감·규제 적합성
에어로젤 코팅은 ㎡당 자재비 16,000원·시공비 6,000원으로 가장 비싸지만, 난방·냉방 에너지 절감 13 %로 8.9 년 회수(85 m² 지붕 기준)가 가능했다. IR 세라믹은 총 10,500원/㎡, 에너지 절감 9 %, 회수기간 6.7 년, PCM은 11,800원/㎡·절감 8 %·회수 7.5 년 수준이다. 지오폴리머는 폐유리·농업 부산물을 사용해 LCA CO₂eq –1.2 kg/㎡ 크레딧을 기록, 탄소중립형 공공 발주에서 가점을 받는다. 소방법상 지붕 외부 마감은 준불연 이상이 요구되므로, 방화 인증서(KS F ISO 5660 열방출 8 MJ/㎡ 이하)를 확보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에어로젤·IR 세라믹 복합 시스템이 단열·투습·내후성 균형이 가장 우수하며, 초과예산이 허용되지 않을 경우 지오폴리머 + IR 세라믹 얇은 코팅을 조합해 탄소·비용·성능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
'한옥전통과기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절별 열 차단 성능 평가 및 시공 최적화 시점 (0) | 2025.07.13 |
---|---|
기와 단열공사 시 발생하는 공정별 안전관리 포인트 (0) | 2025.07.13 |
국내외 한옥 복원 사례에서 배운 단열 공법 교훈 (0) | 2025.07.12 |
기와 지붕 수명 주기분석(LCA) 기반 친환경 단열 비용 효율성 (0) | 2025.07.12 |
오랜 세월 방치된 기와 지붕 보수 후 단열 보강 절차 (0) | 2025.0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