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세계 디지털 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이 15위로 밀려났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IT 강국’으로 평가받던 한국이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무엇보다 인재 육성 부문에서 49위라는 충격적인 결과는 ‘AI 시대를 준비하지 못한 교육의 민낯’을 보여준다.
1. 한국, 디지털 경쟁력 15위 추락의 진짜 이유
IMD는 각국의 디지털 경쟁력을 ‘지식·기술·미래준비도’의 세 분야로 평가한다. 그중에서도 인재 부문은 디지털 경쟁력의 심장이다. 그러나 한국은 국제경험(58위), 디지털기술능력(59위), 해외 우수인재(61위)에서 모두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이는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적 경직성과 교육 혁신의 부재가 누적된 결과다.
AI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정작 그 엔진을 움직일 사람은 부족하다. ‘AI 인재’가 사라지는 지금, 우리는 이미 ‘AI 후진국’으로의 길목에 서 있다.



2. 초중등 디지털 리터러시 ‘낙제점’의 충격적 실태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실시한 2024년 ‘학생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과 중학생 모두 디지털 자원 생산 능력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초등학생의 평균 점수는 41.76점, 중학생은 44.26점으로, 전체 평균보다 한참 밑돌았다.
이 ‘디지털 자원 생산’은 단순히 콘텐츠 제작 능력이 아니라, 창의력과 자기 주도성, 문제 해결력을 상징하는 영역이다. 결국 한국의 학생들은 정보를 소비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그 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현저히 부족하다.
3. AI 인재 육성 부문 49위… 세계는 달리고 있다
미국, 싱가포르, 핀란드 등은 이미 전 국민 AI 리터러시 교육을 국가 전략으로 추진 중이다. 핀란드는 초등학교부터 인공지능 개념을 다루며, 모든 교과와 AI를 융합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실과나 정보 과목 안에서 제한된 시수로 ‘곁다리 교육’만 시행 중이다. 초등학교 34시간, 중학교 68시간 — 이걸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할 수 있을까?
결국 이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커진다. AI를 이해하고 활용할 줄 아는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의 경제적·사회적 격차는 곧 ‘디지털 빈곤층’이라는 새로운 불평등을 낳을 것이다.
4. 문제는 ‘소비형 교육’ — 창의적 생산이 사라진 교실
지금의 교육은 ‘AI를 사용하는 법’만 가르친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AI를 활용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힘이다. 학생들은 숏폼 영상을 소비하지만, 정작 그것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법은 배우지 않는다. 그 결과, ‘창의적 생산자’ 대신 ‘수동적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이렇게 말한다. “디지털을 활용하는 수업을 넘어서,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이건 단순히 교실 안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미래 경쟁력이 걸린 문제다.
5. AI 리터러시, 단순한 기술이 아닌 생존의 언어
AI 리터러시는 단순한 ‘기계 조작 기술’이 아니다. AI를 이해하고, 데이터를 해석하며, 윤리적으로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미래 핵심역량 26개 중 **‘기술 리터러시(Technology Literacy)’**를 톱 10에 올려놓았다. 이는 미래 사회에서 ‘AI 리터러시’가 곧 생존의 언어가 될 것임을 뜻한다.
AI는 모든 산업에 스며들고 있다. 이제는 ‘AI 개발자’만이 아니라, 모든 직군이 AI를 이해하고 융합할 줄 알아야 한다. 이제 교육은 ‘특정 계층의 전문 영역’이 아니라, **전 국민의 기초 소양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6. 대한민국 교육, 지금 당장 바뀌어야 하는 이유
지금이 바로 전환점이다. AI 시대에 맞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개혁 없이는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도 없다. 교과 과정 안에서 디지털 리터러시를 ‘선택 과목’이 아닌 ‘필수 소양’으로 격상하고, 창의적 생산 능력을 기르는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을 도입해야 한다.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도구다. 그 도구를 다룰 줄 모르는 사회는 결국 ‘스스로를 대체당하는 사회’가 된다. 이제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AI를 배우는 교육에서, AI와 함께 창조하는 교육으로.
지금, 대한민국의 교실에서 미래를 다시 디자인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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