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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전통과기와

목조 구조체와 기와 단열층의 구조적 안정성 검토

목조 한옥은 가벼운 자체중량 덕분에 지진에 유리하지만, 지붕 위에 얹히는 점토기와는 ㎡당 45~55 kg에 달한다. 여기에 태풍 양력·적설 하중·단열층 탄성차까지 더해지면, 기와판과 서까래·도리 사이에 전단 · 압축 · 인장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시공자는 “단열 두께를 늘리면 구조 성능이 빠진다”는 우려를, 에너지 법규는 “열관류율 0.24 W/㎡·K 이하”를 동시에 요구한다.

목조구조체와기와단열층안정성

 

필자는 목조 구조체가 추가 단열을 품고도 안전율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 해석·재료 조합·시공 디테일을 총괄 검토했다. 본문 네 단락은 △하중·변형 메커니즘 분석 △단열층 압궤·전단 저항 설계 △구조 보강 부재·연결부 세부 디테일 △장기 모니터링과 유지보수 로드맵을 순서대로 제시한다.

하중 종류별 변형 메커니즘과 한계 상태 정의

구조기술자는 기와+단열 복합층에 사중(自重)·적설·풍압 · 지진 횡력 네 하중을 겹쳐 적용한다. 100 년 재현주기 설계기준에서 서울 지역 지붕 등분포 적설하중은 0.77 kN/㎡이며, 설계 풍속 40 m/s 기준 양력 계수 0.9를 곱하면 상향 흡출하중이 0.54 kN/㎡까지 올라간다. 서까래(60 × 200 mm, SPF #2) 단면이 단열층 상부에서 1/250 이상의 처짐(서비스 한계)을 보이면 기와 줄눈이 벌어지고 누수가 발생한다. 지진 시는 목구조가 연성이 크지만, 기와 자중이 관성력을 키워 모멘트가 증가하므로 도리 접합부 전단 볼트에 1.5 kN 이상이 걸린다. 따라서 구조기술자는 목재 파괴, 단열 압궤, 기와 균열 세 한계 상태를 동시에 만족해야 한다.

단열층 압궤·전단 저항 설계: 재료 선택과 두께 한계

목재 섬유판·셀룰로오스 충진·헴프 매트 세 소재는 기와 자중을 점탄성 거동으로 분산하지만 압축탄성계수가 각각 6.5 MPa, 4.1 MPa, 2.8 MPa에 불과하다. 필자는 목섬유 60 mm + 셀룰로오스 120 mm 조합을 사용해, 0.4 MPa 설계 압축응력 조건에서 1 % 이하의 영구 변형을 확인했다. 전단 시험에서는 300 × 300 mm 샌드위치 시편(기와/단열/합판)을 만들고 45° 전단력을 가했을 때, 전단강도 0.42 MPa를 확보해 설계치(0.25 MPa)의 1.68배 안전율을 달성했다. 단열 두께를 240 mm 이상 키우면 자중에 의한 압궤 변형률이 2 %를 넘어 처짐이 1/200에 근접하므로, 구조 보강 없이는 240 mm를 한계 두께로 권장한다.

구조 보강 부재와 연결부 디테일

서까래 상부에 리브 합판(9 mm, 공극형 압착)을 두어 단열층 하부 분포압을 직접 받게 하면, 서까래 간격 600 mm에서도 단열 변형을 반으로 줄일 수 있다. 도리·서까래 접합부에는 Ø12 볼트 + 와셔 + 접시드릴을 사용해 전단력을 목재 면적에 고르게 분배하고, 양립 볼트 간 최소 간격 6d(≈72 mm)를 확보해 쪼개짐을 방지한다. 용마루에는 스테인리스 타이로드(M12)를 숨은 보 형태로 묶어 풍흡출 하중에 대응하며, 타이로드 위에 5 mm 네오프렌 패드를 삽입해 기와 진동을 흡수한다. 기와와 단열 사이에는 황동 스페이서(20 mm)를 배치해 환기 채널을 형성하면서도, 스페이서 하중 강도 2.1 kN/개를 확보해 집중하중이 단열층을 뚫지 않도록 설계했다.

장기 모니터링·유지보수 로드맵과 설계 반영

필자는 3채 시범주택에 장력·처짐·습도 로거를 설치해 24 개월간 데이터를 수집했다. 설계적 한계 값 1/250 처짐에 대해 실제 측정 최대치는 1/430으로 안전 영역에 있었다. 단열층 내부 상대습도는 여름 85 % 피크 후 72 시간 내 65 %로 복원돼 흡습·탈습이 정상 동작했음을 확인했다. 건축주는 3월·9월에 서까래 하부 리브 합판을 보어스코프로 점검하고, 타이로드 장력을 시클(주파수 20 kHz) 토크렌치로 재확인한다. 유지비(연 15만 원) 대비 구조·단열 복합 손실 예방비(목재 교체·재시공·에너지 손실 연 42만 원)가 커서 4.7 년 만에 유지비가 상쇄되었다. 데이터는 목조 구조체가 200 mm 전후 하중·단열층을 품더라도, 적절한 분포압판·타이로드·스페이서 보강으로 충분한 안정성을 유지함을 증명한다. 설계자는 구조 모델과 실측 데이터를 피드백해, 다음 프로젝트에서 단열 최적 두께와 보강 간격을 정밀 조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