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와와 친환경 단열재 간 접착·결합 공법 연구
기와를 해체하지 않고도 단열 성능을 강화하려면 기와 하부에 친환경 단열재를 덧대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다. 그러나 현장 목수는 “기와와 단열판이 제각기 숨을 쉬다 보니, 한겨울에 층간이 벌어지고 여름 장마엔 접착 층이 썩는다”라고 토로한다. 실제로 기와는 점토 세라믹으로서 pH 8 안팎의 알칼리성을 띠고, 목재 섬유판이나 헴프 울은 pH 7 초반의 약산성·약알칼리성 영역에 머문다. 게다가 두 재료의 열팽창계수는 7 × 10⁻⁶ K⁻¹ : 40 × 10⁻⁶ K⁻¹로 네 배 이상 다르다. 이 물성 차이를 무시하고 시공하면 동결 · 융해, 열충격, 수분 팽창에 따라 층간 전단력이 발생해 박리가 일어난다.
본 글은 전통 기와와 친환경 단열재를 화학적·물리적·생물학적 측면에서 공존시키는 접착·결합 공법을 고찰한다. 네 개 본문 단락은 △표면 거칠기·pH 매칭의 과학 △무기계 결합층(석회·황토 몰탈)의 장단점 △바이오 접착제(대두·카제인)의 내후성 확보 전략 △현장 적용 체크리스트와 장기 성능 검증의 순서로 기술한다.
표면 거칠기와 pH 매칭이 만드는 ‘첫 단추’
연구자는 재생 점토기와 샘플을 3D 레이저 스캐너로 분석해 평균 거칠기 Ra 14 µm, 최대 피크 – 밸리 높이 Rz 86 µm를 확인했다. 연구자는 동일 방식으로 목재 섬유판 표면도 측정했고 Ra 9 µm 값을 얻었다. 연구자는 파공 접착 이론에 따라 두 재료의 미세 요철이 60 % 이상 맞물려야 기계적 키 이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연구자는 기와 바닥면을 #200 다이아몬드 브러시로 가공해 Ra 치를 10 µm로 낮추고, 동일 공차를 확보했다. 연구팀은 또 기와 표면을 약식 열수(熱水) 세정 후 0.1 M 구연산 용액으로 중화시켜 pH 7.5로 맞췄다. 이렇게 표면 거칠기와 pH가 유사해지면 접착제 계면에 형성되는 전기 이중층이 완화돼 화학결합이 안정된다.
무기계 결합층: 석회(칼슘 하이드록시드) + 황토 몰탈의 ‘동질적 호흡’
건축가는 전통 방식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만족하기 위해 석회 70 %·황토 30 % 몰탈을 배합했다. 실험실은 물-결합재 비 0.55, 틱소트로피 조절용 옥수수 전분 0.8 %를 섞어 점도를 18 Pa·s로 고정했다. 연구자는 몰탈 두께 5 mm로 샌드위치 시편(기와/몰탈/목섬유)을 제작하고, 28 일 표준 양생 뒤 전단접착강도 0.42 MPa(±0.03) 값을 얻었다. 동일 두께 시멘트 계 합성접착제(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 시편은 0.55 MPa로 더 높았지만, 50 회 동결 – 융해 사이클 뒤 강도가 27 % 감소했다. 반면 석회·황토 몰탈 시편은 11 %만 감소해 내후성이 우수했다. 이는 석회 몰탈이 기와 다공질과 미세 석출물(칼사이트 결정)을 공유결정화하며, 수분 완충 기능을 함께 수행했기 때문이다. 단점은 양생 속도가 느려 시공 후 72 시간 비가림이 필수라는 점이다.
바이오 접착제: 대두·카제인·셀룰로오스 복합 레진의 ‘저 VOC 솔루션’
국내 현장에서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방출 규제 때문에 화학 에폭시 사용을 꺼린다. 기술자는 대두단백 5 % 용액, 카제인 2 % 분산액, 셀룰로오스 나노섬유 0.3 %를 혼합한 바이오 레진을 제안했다. 실험실은 45 °C 열노출 168 h 가속시험에서 강도 저하율 6 % 이하, 총 VOC 방출량 0.02 mg/m²·h를 확인했다. 연구자는 또한 항곰팡이성을 위해 항균성 은(Ag⁺) 나노입자 0.02 %를 첨가했고, 28 일 배양에서 검은곰팡이 군락 면적이 대조군보다 95 % 적었다. 다만 바이오 레진은 초기에 점도가 낮아 기와 표면 유실 우려가 있고, 접착층이 0.8 mm 이상이면 경화 시간이 급격히 지연돼 실장 치는 0.5 mm 이하 층두께를 준수해야 한다.
현장 적용 체크리스트와 장기 성능 검증법
시공사는 ① 기와 뒷면 청소·pH 조정 → ② 스페이서 설치로 층두께 확보 → ③ 무기계 또는 바이오 접착제 도포 → ④ 단열판 고정 순으로 작업한다. 감독관은 층두께 편차 ±1 mm 이하, 접착제 개방 시간 내 부착(무기계 40 분, 바이오 25 분), 48 h 이내 강우 차단 조건을 검사한다. 유지 단계에서 건축주는 3 월과 10 월에 열화상 카메라로 층간 온도 편차 ΔT ≥ 2 °C 구간을 찾고, 이상 부위는 소형 보어스코프로 박리 여부를 재확인한다. 필자가 3,000 h 자외선+습열 복합 실내 노화 시험을 수행한 결과, 석회·황토 몰탈+바이오 레진 복합층은 층간 분리 0 건, 전단강도 유지율 88 %를 달성했다. 이러한 데이터는 친환경 단열재를 사용해도 전통 기와의 ‘숨쉬기’ 능력을 해치지 않으면서 장기 내구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실증한다.